스토리
진정한 디지털 가이드를 위해 : 스마트 도슨트 개발기 (1)
2026. 2. 5.
스마트 도슨트 개발기를 공유합니다
2025년 6월, 6·10민주항쟁을 기념하여 민주화운동기념관이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과거 국가폭력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 조성된 공간으로, 독재정권의 어두운 역사와 이를 극복한 민주주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의 개관을 기념하며 관람객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핀랩스는 나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가이드인 ‘스마트 도슨트’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난관을 거쳐 무사히 11월 초 시범 운영을 시작하게 된 위치 기반 스마트 도슨트 서비스, 그 개발 여정을 함께 공유해 보려 합니다.
알아서 설명해주는 진정한 디지털 가이드
문화 공간에서 이제 디지털 가이드는 필수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디지털 가이드들이 정말로 편리할까요?
기존 디지털 가이드의 사소하지만 큰 불편함

"이 전시물은 몇 번이었지?"
박물관 관람객이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들고 번호판을 찾아 헤맵니다. 겨우 번호를 찾아 입력했지만, 이미 다음 전시물로 이동한 일행 때문에 설명을 채 듣지 못한 채 서둘러 따라가야 합니다. QR 코드를 스캔하려 해도 조명이 어두워 인식이 잘 되지 않고, 결국 설명 없이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문화 공간에서 디지털 가이드를 이용할 때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입니다. 디지털 안내 시스템은 분명 편리한 기술이지만, 번호 입력이나 QR 스캔 같은 중간 단계가 관람의 흐름을 끊어버립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에게는 더 큰 진입 장벽이 되곤 합니다.
안내를 자동으로 시작한다면?

아이핀랩스가 제안하는 해법은 간단합니다. 관람객이 전시물 앞에 서면 자동으로 설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실내 위치 측정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특정 전시 구역에 들어서면 디지털 가이드에서 해당 전시 구역에 대한 설명을 자동으로 제공하면 됩니다. 더 이상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걸으며 관람하면, 기술이 조용히 뒤에서 최적의 경험을 만들어줍니다. 관람객은 자신만의 속도로, 원하는 동선으로 전시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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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이해하는 기술
개발의 첫 단계는 전시 공간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아이핀랩스의 스마트 도슨트는 전시 공간을 구역별로 나누어 각각에 전시 콘텐츠를 매칭하고, 관람객이 태블릿을 들고 특정 구역에 들어서면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알맞은 설명을 화면에 띄워주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먼저 이 전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건물 구조와 전시 흐름 사이의 균형점 찾기
전시는 단순히 작품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흐름과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도슨트 역시 관람객이 공간을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설계되어야 깊은 관람 경험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전시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전시 기획팀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에 기술적인 고민이 더해졌습니다. 위치 측정 AI가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공간 구분 기준과, 전시 구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공간 구분 기준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관람 경험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위치 인식이 가능한 구역 설정, 그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딜레이 없는 관람을 위해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술적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기념관에 이미 설치되어 있는 Wi-Fi 신호를 활용해 별도 인프라 설치 없이 개발을 진행하려 했지만,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측정 주기 제약이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Wi-Fi 신호로 측위를 진행하니 구역 진입 후 AI가 반응하기까지 약간씩 딜레이가 발생했고, 관람객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자연스러운 관람 흐름을 위해서는 더 빠른 반응 속도가 필요했고, 결국 BLE 비콘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공간에 스며들기
하지만 기념관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시 공간의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콘을 배치해야 했던 것입니다. 관람 경험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관람객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블루투스 신호가 방해받지 않는 지점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설 관리팀과 동행하며 천장, 벽면, 전시물 뒤편 등 여러 위치를 테스트했습니다. 신호를 방해할 만한 요소가 있는지를 살피고, 관람객 동선을 고려해 최적의 배치 지점을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수없이 현장을 오가며 조율한 끝에 무사히 인프라 구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위에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조율 덕분에 아이핀랩스는 관람객이 QR 코드 스캔이나 작품 번호를 찾아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도슨트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진행한 측위 테스트 과정을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예상치 못한 구역 경계의 문제부터 다양성 존중을 위해 고민했던 접근성 설계까지, 더 생생한 개발 현장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