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디지털 도슨트 서비스

스토리

진정한 디지털 가이드를 위해: 스마트 도슨트 개발기 (2)

2026. 2. 26.

스마트 도슨트 개발기를 공유합니다 (2)

스마트 도슨트 대여 안내문

이전 글 ‘진정한 디지털 가이드를 위해: 스마트 도슨트 개발기 (1)’에서는 실내 측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까지의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구석구석에 BLE 비콘을 설치하고 실내 측위 기술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지만, 실제로 관람객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은 이제부터였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예상치 못한 문제들

공간을 나누는 기준

공간 나누기

인프라 구축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전시 공간을 구역으로 나누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하나의 구역으로 묶을지 정의하고, 이를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시 기획팀이 의도한 관람 동선과 AI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공간 구분 기준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시 기획의 관점에서는 전시실 내의 특정 작품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싶지만 실제 전시실의 블루투스 신호 패턴으로는 AI가 명확한 경계를 인식하기 어렵다거나, 협소한 공간을 판별해야 할 경우에는 측위 오차가 커지는 문제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층 사이의 애매한 공간

층과 층을 잇는 공간

전시 공간은 관람객의 끊김 없는 경험을 위해 층 간 이동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 역시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긴 통로나 실내와 실외를 이어주는 공간 등에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전시 공간들을 도슨트 앱에서 어느 층으로 구분해야 관람 흐름에 방해되지 않을지였습니다. 도슨트 앱에서 보이는 기념관의 지도는 층 구분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핀랩스는 도슨트 서비스를 제작하면서 실내 측위 기술의 정확도 외에도 전시 콘텐츠를 어떤 묶음으로 분류해야 관람하는 동안의 흐름이 깨지지 않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했습니다.

기술과 서비스의 간극

스마트 도슨트 사용 모습

이처럼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정확도를 넘어 사용자 경험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관람 흐름을 만들기 위해 수차례 논의를 거쳐 일부 구역은 통합하고, 일부는 더 세분화하며, 관람 동선을 고려해 가장 자연스러운 공간의 그룹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조율하며 도슨트 앱에 탑재할 실내측위 AI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의 특성와 전시의 의도,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최선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위한 보완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첫 번째 버전의 스마트 도슨트 앱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 테스트 과정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사용자 경험의 문제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정상 작동하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는 불편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관람의 흐름을 지키는 설계

공간 진입 알림 플로우

관람객이 A 전시물의 설명을 보고 있는데, B 구역으로 이동하는 순간 자동으로 B 전시물의 설명이 시작된다면 어떨까요? A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끝까지 읽지 못한 채 흐름이 끊기게 됩니다.

아이핀랩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림 후 선택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관람객이 새로운 구역에 진입하면 해당 구역에 들어왔다는 알림을 띄우고, 설명을 볼 것인지는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완전한 자동화가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정보를 제안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스마트 서비스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공간'의 발견

또 다른 문제는 전시관과 전시관 사이의 공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관람객이 마당을 지나거나 건물 간 연결 통로를 걸을 때 앱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AI 모델이 '전시 공간'만 학습했을 뿐, '전시 공간이 아닌 공간(내부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공간’이라고 칭했습니다)'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입니다. 관람객이 이런 공간을 지날 때 앱은 어떤 구역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아무 상호작용도 하지 않았고, 관람객은 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시와 무관한 공간들을 별도의 구역으로 정의하고, 내가 어느 공간에 있는지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사용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한 세심한 작업이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접근성 설계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언어 찾기

민주화운동기념관 내부의 전시 설명은 한글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람객이 깊이 있는 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도슨트가 꼭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는 단어와 문구는 정해져 있습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민주화운동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표현하는 일이기에 공식 영문 표기를 반드시 따르며, 언어의 톤앤매너를 맞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관람객에게 역사의 무게를 전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불편하고 어려워도

문화생활이 주는 행복은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금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어려도, 누구나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을 따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 도슨트 앱에서는 '모두를 위한 해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주요 전시물에 수어로 된 해설 영상을 함께 제공하고,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역사 용어나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 쓴 '쉬운 해설' 버전도 준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역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스마트 도슨트가 추구하는 접근성이었습니다.


기술이 문화를 전달할 때

스마트 도슨트 앱

이렇게 수많은 시행착오와 세심한 조율 과정을 거쳐 마침내 민주화운동기념관 스마트 도슨트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도슨트 개발 과정은 단순히 기술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기술이 문화를 전달하는 매개가 될 때의 책임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정확한 위치 인식,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 모두를 위한 접근성, 역사의 올바른 전달.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의미 있는 서비스가 완성됩니다.

기술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입니다. 아이핀랩스는 앞으로도 실내 측위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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